쥬니의 주식투자 이야기: prologue 2_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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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주식투자 이야기에 이어서 여전히 프롤로그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이어나갈까 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 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기에 아내와의 갈등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었다.

찬 바람과 함께 갈등의 바람이 불어오다.

바깥 바람이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추웠다. 2019년의 해도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아, 나는 그동안 뭘 한 걸까? 마음이 헛헛했다. 열심히 일하며 산 것 같은데 마음의 불안은 점점 커졌다. 이제 곧 50이 되겠지? 벌써 40대 중반인데 그동안 난 뭘 한 걸까?

그날도 피곤해서 그런지 아니면 마음이 헛헛해서 그런지 집에 오자마자 마치 물 흐르듯이 몸이 쇼파로 향했다. 쇼파에 반쯤 누워서 유튜브를 실행시켰다. 보통 유튜브로는 스타크래프트 게임 방송을 보는데 그날따라 파이프라인 만들기라는 썸네일이 눈에 띄었다. ‘파이프라인이 뭐지?’ 다시 자세히 보니 월급 말고 돈이 들어오는 통로를 말하는 것 같았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 불안한 마음이 손가락을 움직인 것 같았다. ‘무슨 말인지 들어보자.’ ‘노동 소득 말고도 다른 소득원을 만들라, 음 맞는 말이지.’ 20대 초반에 읽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가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유튜브 AI는 나의 그 마음을 아는지 계속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추천 영상으로 올렸다. PDF 책을 만들어서 팔기, 스마트 스토어 만들기, 블로그로 돈 벌기, AI의 안내를 따라 자연스럽게 돈 관련 영상들을 계속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 영상들이 추천 영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20대 초반, 신문 주식 면에서 기아자동차 주식이 얼마나 오르고 얼마나 떨어졌는지 재미로 보던 때가 생각났다. 30대 초반, 은행에서 펀드를 추천해서 적립식 펀드로 본 수익으로 해외여행을 갔었던 것도 생각났다. ‘음, 주식투자, 나쁘지 않지.’ 나는 주식에 악감정은 별로 없었다.

유튜브 추천 영상에 스타크래프트 게임 영상보다 돈 관련 영상이 더 많아지는 시점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아내와 나는 보통 자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들이나 재밌게 본 기사나 영상 등을 이야기한다. 불을 다 끄고 침대에 누워서 최대한 편한 자세로 도란도란 이야기하다가 잠든다. 늘 하던 대로 나는 아까 이런 영상을 봤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있잖아, 노동소득 말고 다른 소득원을 만들어 놓는 건 어떨까? 인터넷 쇼핑 관련해서 뭘 해 볼까?”

순간 침묵이 흘렀다. 나는 아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 힘 빠진 목소리였다. 그러라는 건지 그러지 말라는 건지. ‘그러지 말라는 거구나!’ 나는 아내가 반대하는 이유를 듣고 싶었다. 물어보자 아내는 그냥 싫다고 했다. 주어진 대로 성실하게 일해서 먹고 살면 되는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 아내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일단 수입 다각화에 꽂힌 나는 다음 날에는 요새는 다들 시작할 수 있단다, 자본이 안 들어서 괜찮을 수 있다, 혹시 특이한 그림이 프린팅 된 티셔츠를 팔아보는 건 어떠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주식 투자도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 라인으로 괜찮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아내가 화를 내면서 눈물을 보였다. “싫다구, 그냥 싫어!”

수입의 다각화 그게 뭐라고 사랑하는 사람을 울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 싫으면 절대 안 해, 안 할게 안 할 테니까 안심하고 자자.”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아내는 약 7개월 전 카페에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모았게?”를 시작으로 나에게 돈 이야기를 한 걸 그날 밤 많이 후회했다고 한다. 그렇게 2019년 11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주식투자 이야기 테슬라 차트

주식투자 이야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테슬라 주가

갈등이 있었던 때 테슬라의 주가는 70$ 언저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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