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때문에 주식투자에 뛰어들다: 주식투자 첫 경험

인생은 주식투자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실감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주식투자를 하기 전보다 확실히 더 바쁘게 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돈이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제로 경험하다보니 공부할 것도 많고 기록할 것도 많아졌다. 이 기록은 COVID-19 때문에 주식투자에 뛰어든 나의 첫 경험에 대한 기록이다.

COVID-19 때문에 시작한 주식투자

내가 처음 주식이라는 것을 산 날은 2020년 3월 27일이다. 한국 주식은 3월 19일에 저점을 찍었고 미국 주식은 그 다음 날 저점을 찍었다. IMF를 경험한 나는 이 때가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식은 반쪽짜리였다. 내가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주식시장 참여자가 느끼는 공포에 대해서 나는 전혀 문외한이었다. 그저 떨어질만큼 떨어지면 오른다 정도만 머리로 알고 있었다.

무서워서 바로 매도

3월 27일은 저점 이후 한참 신나게 반등하던 때였다. 그 때 정말 많은 사람이 데드캣 바운스 어쩌구 하면서 다시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래서 주식을 섣불리 살 수 없었다. 그렇게 주저주저 하면서 3월 27일 새벽, 미국주식 중 월배당 ETF인 DIA 네 주를 샀다가 내가 산 가격에서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바로 팔았다. 몇 달러 등락도 아니고 몇 십 달러 등락도 아니었다. 단 몇 센트, 그러니까 소수점 아래가 등락하는 것만 보고도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팔아버렸다.

주식투자 FUD

그 때는 뭐가 뭔지도 몰라서 얼마에 샀다가 얼마에 팔았는지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증권사 MTS에 조금 익숙해진 다음에야 이익을 봤는지 손해를 봤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때 $204.32에 샀다가 $204.44에 팔았다. 사실 사고 팔 때 감으로 약간 높은 가격에 팔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잘 팔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매매비용 때문에 오히려 손해였다.

디즈니 한 주 매수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한 첫 매수매도 후 3일이 지난 3월 30일에 500만 원을 달러로 환전했다. 기준환율은 1231.90원이었다. 그 때는 그게 얼마나 비싸게 환전한 것인지 몰랐다. 그렇게 비싸게 환전해 놓고 또 무서워서 주식을 사지 못했다. 4일이 지나서 가까스로 디즈니를 한 주(단가 97.35$) 샀다. 그 때가 4월 3일이다. 나는 그렇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무서워서 못 샀는데!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수많은 감정을 느꼈다. 주로 느낀 감정은 후회였다. 아, 아마존 주식을 그 때 샀어야 됐는데, 아 애플 주식을 그 때 더 많이 샀어야 됐는데, 이런 감정이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때는 빅 테크 기업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던 때였다. 살까 말까 주저주저하면서 못 산 주식이 단 며칠만에 4-50%가 올랐다. 내 계좌에는 아직 주식보다 예수금이 훨씬 많았던 때였다. 과감하게 못 산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그렇게 후회하면서도 여전히 무서워서 올라가는 주식을 못 샀다. 그 때라도 샀더라면 더 큰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공부, 또 공부

후회하면서 주식 관련 유튜브 영상을 닥치는 대로 보았다. 앞이 너무 깜깜해서 어떻게라도 길을 찾고 싶었다. 새벽부터 출근 전까지, 퇴근하고 잘 때까지 보았다. 그렇게 유튜브로 주식을 공부했다. 선생님은 구글 알고리즘이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동영상만 보아도 공부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지나자 추천 동영상 제목만 보아도 무슨 말을 할지 알게 되었다. 그 때 3프로TV를 계속 보았는데 진행자도 테슬라를 사야 되냐, 말아야 되냐, 이런 것을 묻고 있었다. 그 때 패널은 테슬라는 너무 비싸다면서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를 사라고 했다. 그런데 왠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동영상도 이런 식이었다. 어떤 채널이든지 첫 영상을 볼 때는 나름 공부가 되었는데 그 채널의 다른 영상들을 보면 볼수록 아니다 싶었다. 그렇게 점점 더 흐릿해졌다.

안 되겠다 싶어서 주식투자 책을 몇 권 샀다. 그 책들을 두 번씩 읽고 나니 조금씩 길이 보였다. 길이 보여서 투자를 했는데 성과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5-6개월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나마 주가가 오르던 때여서 손해는 안 봤지만, 만약 상승장이 아니었으면 크게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공부로만 되는 게 아니야

처음 샀던 DIA가 2020년 5월 22일 종가 기준으로 $244.88다. 무서워하지 않고 그냥 뒀으면 두 달 만에 $160을 벌 수 있었다. 단 두 달 만에 약 20%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주식을 알고, 나의 투자 스타일을 알면 투자하면서 무서워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 않으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 나를 알고 내가 투자하는 주식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무섭지 않다.

경험을 해 봐야

그러면 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경험해봐야 안다. 나는 그 때 배당주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관심 종목에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빅 테크 주식을 넣어 놓고 주시하고 있었다. 배당주는 오르지 않고 빅 테크 주식들이 오를 때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선뜻 아마존이나 애플을 사지는 못했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내가 무서워했던 이유는 내 투자스타일을 몰랐기 때문이다. 내 투자스타일은 실제로 투자를 해 봐야 알 수 있다. 내 투자 스타일을 아는 것이 주식투자 성공의 출발점이다. 이걸 모르면 증권회사 좋은 일만 시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