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녹스(Nanox)와 나노포커스레이=테슬라와 내연기관?

나녹스(Nanox)의 경쟁자 발견?

얼마 전에 좋은 이동형 CT 기업을 발견했다. 그 기업은 나노포커스레이다. 그 기업의 주력 제품인 이동형 CT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이동형 CT회사는 나녹스(Nanox)의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

나노포커스레이 이동형 CT의 장점

  1. 간편하다. 나노포커스레이의 이동형 CT(파이온 2.0)은 우선 크기가 작다. 보통 일반 CT는 무게가 1톤이 넘고 높이도 성인 키보다 크다. 게다가 전원으로 삼상전원변압기가 있어야 가동할 수 있다. 반면 나노포커스레이의 파이온 2.0은 무게 670kg에 높이가 1650mm 정도다. 게다가 어디든지 220V의 전원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간편하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디든지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가져다가 편리하게 검사할 수 있다.
  2. 방사선량이 기존 CT의 1/4 수준이면서 검사결과도 좋다. 피검자가 방사선에 적게 노출되면서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대형 CT보다 검사 이미지의 질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보정 소프트웨어 덕분에 기존 CT 대비 손색이 없다.
나노포커스레이의 이동형 CT, 파이온 2.0
나노포코스레이의 이동형 CT, 파이온 2.0

나노포커스레이는 나녹스(Nanox)의 강력한 경쟁자인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나노포커스레이의 장점을 요약하면 1) 편리한 이동성, 2) 적은 방사선량(기존의 1/4) 대비 높은 수준의 검사결과이다. 높은 수준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 나녹스보다 우월한 것 같다. 작년 말 RSNA 시연 때 란 폴리아킨이 직접 시연한 검사를 보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면서 검사 결과 나온 이미지의 질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이것은 X-ray 영상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나 디텍터 기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왜 경쟁자라고 볼 수 없는가?

그렇다면 왜 나노포커스레이는 경쟁자가 아닌가? 그것은 나노포커스레이가 사용하는 튜브와 나녹스가 사용하는 튜브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X-ray 발생장치에 있다.

나노포커스레이의 튜브는 전통적인 Rotating Anode(회전 양극) + Hot Cathode(열 발생 음극) 방식이다. 이 방식을 쓰면서 저선량으로 촬영할 수 있는 이유는 CBCT(Cone Beam CT) 방식으로 촬영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꼬칼콘 모양의 빔으로 X-ray를 방출하여 이미지를 얻는 방식이다. 기존 CT는 라인 전체를 촬영하기 때문에 방사선 조사량이 크지만 CBCT 방식은 꼬깔콘 모양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조사량이 적어진다.

기존 CT와 CBCT(나노포커스레이) 비교 그림
기존 CT와 CBCT 비교 그림

나노포커스레이는 기존 튜브를 사용하면서 방식을 CBCT로 하여 CT 무게도 줄이고 방사선량도 줄인 것이다. 이렇게 줄이면서도 뛰어난 디텍터 기술과 영상소프트웨어 기술로 좋은 이미지를 얻는다. 그런데도 나녹스의 경쟁자가 아닌 이유는 바로 나노포커스레이가 여전히 기존 튜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녹스 경쟁력의 핵심은 X-ray 튜브에 있다.

나녹스(Nanox)의 X-ray 튜브
나녹스의 X-ray 튜브

나녹스의 튜브는 기존 열발생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작동한다. 나녹스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이것을 란 폴리아킨은 백열전등에서 LED로의 변화라고 했다. 이 말을 이해한다면 왜 다른 업체들, 특히 이동식 CT를 개발한 나노포커스레이나 기존 CT업체 등이 왜 나녹스의 경쟁자가 아닌지 알 수 있다.

이제까지 나와 있는 CT 기술 중에 디텍터 관련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에 있어서는 나녹스의 기술이 기존 업체인 GE, Philips, Siemens 등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녹스가 타겟으로 삼고 있는 시장이 이들 업체들과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녹스는 이 모든 기술 개발을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고가의 CT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저 개발 국가들로 눈을 돌렸다. 거기에서 먼저 저렴한 검사로 수익을 내면서 기존 X-ray 튜브를 디지털 방식의 튜브로 점차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나녹스의 사업전략

만약 나녹스가 GE, Philips, Siemens 같은 쟁쟁한 상대들과 경쟁을 하려고 했다면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콜드 캐소드 방식의 나노 엑스레이 기술의 상용화는 훨씬 늦어졌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기술은 자본 시장의 외면으로 사장되었을 수도 있다.

나녹스는 기존 CT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먼저 저가형 모델을 내 놓음으로 먼저 수익을 발생시키고 X-ray가 쓰이는 시장 전체를 노리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녹스의 튜브가 X-ray나 CT같은 단층 영상에 있어서 유용하다는 것을 보이고 그 다음에 X-ray 전체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GE, Philips, Siemens 같은 회사들이 자기들의 기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나녹스의 튜브를 사용할 날이 올 수도 있다. 백열 전구가 형광등으로 교체되고 형광등이 이제는 거의 다 LED로 교체되었듯이 말이다.

NANOX=Next Tesla?

한국인들은 테슬라와 같은 투자처를 찾으면서 나녹스를 발굴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녹스가 얼마나 테슬라를 닮아 있는지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테슬라는 먼저 틈새 시장을 공략하여 로드스터라는 스포츠카를 내 놓고 적게 팔았다. 대량생산을 먼저 시도하지 않았다. 먼저 사람들이 주목하는 전기차를 만들고 매니아층을 공략했다. 그렇게 수익을 창출하면서 기술을 축적하여 대중적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에 크게 애를 먹었지만 결국 성공했다. 나녹스도 마찬가지의 길을 걸으려고 하고 있다. 다른 것은 나녹스는 고가의 스포츠카를 공략했던 테슬라와는 정반대로 저가형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 모델은 저가형이지만 기술력을 발전시키면서 수익을 얻을 틈새시장을 찾았다는 것에 있어서는 테슬라와 같다. 그렇게 작은 시장에서 먼저 수익을 발생시키고 거기에서 얻은 자금과 점점 축적되는 기술력으로 전체 X-ray 시장을 공략해 나가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나녹스만이 가진 나노튜브 기술이다.

전체 X-ray 시장 규모는 100조가 넘는다. 그 중 의료용 X-ray 시장은 산업용 X-ray보다 작다. 얼마 전에 이노메트리라는 회사를 봤는데, 그 회사는 X-ray로 2차전지를 비파괴 투과 방식으로 검사하는 회사다. 보안업체 등도 X-ray를 사용한다(SK telecom 자회사). 이처럼 X-ray 기술은 그 적용범위가 넓다. 이렇게 큰 규모로 사용되는 X-ray 발생장치가 방사선량이 적고 정밀제어가 가능한 나녹스 X-ray 튜브로 교체된다면 나녹스의 성장성과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쓴 글입니다. 이러한 나녹스 투자에 대한 통찰력은 다른 투자자들과 토론하면서 얻은 것입니다.

아울러 이 글은 법적인 책임이 없습니다. 투자의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